351ed4d64c3e390364c2859c5a8d85845806b6c0 미국 인종차별 심한 가요? 아시아인 싫어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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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 인종차별 심한 가요? 아시아인 싫어하나요?

by 달리다니! 2023. 1. 8.

미국에 살고 있다고 하면 흔히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한가요, 어느 정도인가요, 하는 겁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심해졌는지를 많이 궁금해하시고, 또 마트나 공공 장소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실제로 그렇게 많은지도 궁금해하고 인종차별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도 한인마트 공격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를 많이 다루니까요. 저는 미국에 산 지 겨우 1년 반도 채 안되었는데 그냥 아직도 한국인의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질문에 대답을 해 보겠습니다. 미국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의 한 의견으로만 참고해주십시오. 

 

우선,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당신이 주로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커뮤니티에 살고 교류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시카고 북쪽에 있는 서버브인데 다양한 인종이 골고루 섞여서 살고 있습니다. 지역 커뮤티니 센터에 운동을 하러 가 보면, 러시아나 동유럽 출신들, 동아시아 출신들, 인도인들, 멕시코 쪽, 아프리칸 어메리칸, 코카서스 미국인들 모두 다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초등 이상의 아이들은 미국인으로 자라서 영어로 의사소통하지만, 부모와 이야기할 때 관찰해보면 부모들은 자신들의 출신 모국어로 말하고 아이는 영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서 유입된 이 타고나지 않은 미국인들은 본인들이 일단 해외에서 왔기에 인종차별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가 없습니다. 본인들의 삶을 열심히 펼쳐가고 있는 중이거든요. 자국에서도 열심히 살았기에 미국에 와서 더 열심히 사는 중일텐데 누구를 차별하고 싶겠습니까. 그리고 또 이런 새로 발전되는 지역의 인구들은 대체로 유능하고 활력이 넘치기 때문에 현지 미국인들의 눈에도 우습게 보이거나 무시해도 되는 사람들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이기도 한데, 학교에서 외국인 학생으로서 차별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배려를 받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국제 학생이기 때문에 영어 표현 때문에 학점에서 상대적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페이퍼의 영어 표현을 첨삭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내용은 고치지 않고 영어 표현만 고쳐줍니다.) 제가 저희 학교에서 첫 학기에 들었던 교수님은 국제 학생들을 위해서 본인의 강의노트를 매 시간 워드파일로 공유해주셨습니다. 혹시 교수님의 수업 내용이 말이 빨라서 못 알아듣는 외국인 학생이 있다면, 강의 노트를 읽어보면 도움이 될테니 한 학기 내내 그렇게 하셨습니다. 교수님은 미국인인데, 수십년 전 파리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박사 논문을 프랑스어로 쓰셨다고 하셨습니다. 유학 시절 문법도 어휘도 다른 언어로 수업을 듣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면서 괴로웠던 기억을 잊지 않으시고, 외국인 학생들을 배려하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또 학교에서 국제 학생들에게만 주는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도 있고, 푸드 팬트리도 있습니다. 누가봐도 한국인인 제 머리 색깔과 피부 색깔이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차별의 이유가 아닙니다. 오히려 외국인이니 배려해주려고 하고,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영어로 다 표현되지 않는 저의 생각을 존중해주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닙니다. 두 아이의 학교에서는 늘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대해 강조하시고, 아이들 간의 문제에 대해서도 선생님들이 굉장히 자세히 관찰하고 관여하기 때문에 인종차별이 끼어들지 못합니다. 지역의 특성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그래도 반영이 되는 느낌이고, 아시안으로서 당당하게 재미있게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월마트나 타켓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에 가면 약간 미묘한 차이를 느끼긴 합니다. 약간 무례한 느낌의 매너를 가진 미국인들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은 여전히 한번도 없지만요.  

 

가만히 보면 인종차별을 하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은 본인이 루저의 심리를 가진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동양에서 온 저 외국인이 너무 뛰어나고 성실해서 나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내 사업장의 사장은 나보다 저 동양인을 좋아할 것 같다, 능력도 좋은데 지나치게 성실하기까지 하다, 뭐 이럴 때 분노가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인종을 겨냥하지 않고 그냥 정신이상자라서 나보다 체격이 작은 아무나 공격해보겠다, 뭐 이런 범죄자도 있겠지만요. 

 

듣기로는 범죄율과 치안 문제, 지역의 교육열이나 분위기 이런 것도 인종차별에 영향이 있는 요소들인 것 같습니다. 제가 공유한 것은 개인적인 경험이니 이런 경우도 있구나, 참고 하시라고 나눕니다. 묻지마 범죄는 어디나 있는 것이고, 미국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미국으로 주재원을 오시거나 유학을 오실 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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