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학 때문에 당분간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제 가족이 다 함께 온 거라서 큰 외로움 없이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해외 생활을 하지만, 한번씩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어디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을 때 입니다. 2년 전에 저희 친정 아빠가 코로나 감염 후 상태가 매우 나빠져서 급성 폐렴을 앓게 되었고, 폐 기능의 반 이상을 잃었고, 면역력이 낮아지고, 모든 몸 컨디션이 나빠지면서 뇌경색도 함께 왔었습니다.
아버지는 응급실에 실려갔고, 당시에는 코로나 환자는 모두 격리되었기 때문에 음압 병실이면서 동시에 중환자실로 운영되는 입원실이 있는 병원을 찾아 하루 동안 구급차를 타고 4-5 곳의 병원을 전전했습니다. 대부분의 코로나 전담 병원에 병상이 없어서 힘들던 시기여서 저희는 혹시 아버지가 저렇게 병원을 찾다가 구급차 안에서 돌아가실까봐 두려웠었습니다. 형제들이 다 힘들었지만, 저는 미국에 있어서 시차 때문에 한국 낮 시간의 연락을 기다리며 밤잠을 못 이루고 괴로웠습니다. 혹시 돌아가신다고 하면 (그 때는 한국에서 외국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던 때였습니다.) 어떻게 하나, 전전긍긍하던 날들이었습니다.
해외에 사는 사람이 한국 사람과 통화할 수 있는 길은 몇가지 더 있긴 하지만, 제일 편한 방법은 카카오톡의 영상통화라서 거의 매일 여동생, 남동생과 영상통화를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의사가 정말 상황이 위중하니 가족들이 연락을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었고, 저희도 그게 끝인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아빠가 치료 후 건강을 많이 되찾으셨고, 지금은 뇌경색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몸의 한쪽만 마비가 되는 편마비가 남긴 했지만, 대체로는 생활이 되십니다. 당분간은 여동생의 집에서 몸을 좀 회복하고 그 후에는 다시 혼자 살던 집으로 가시려고 합니다. 저희 남매들이 모두 각자 가정이 있기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에 갑자기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검색을 통해 아버지를 돌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그 중에 주간 보호 센터가 있어서 찾아본 내용을 공유합니다.
주간 보호센터
어르신 주간 보호 센터는 마치 아이들의 유치원처럼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아침에 셔틀버스를 타고 센터로 가고,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 다시 셔틀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곳입니다.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어서 바둑, 노래부르기, 산책, 원하는 놀잇감 등을 골라서 하실 수 있습니다.
센터에 따라 다양하지만, 요일 별로 한의사 방문 치료도 있고, 노래 교실도 있고, 여러 행사도 있어서 낮 시간이 심심하지 않습니다. 또 상주하는 요양보호사가 있기 때문에 당뇨나 혈압같은 지병이 있는 분들의 돌봄이 수월합니다. 만약 저희 아빠가 이 곳을 알아봐서 가게 된다면 저희 형제들이 오전과 저녁 셔틀 버스 마중만 나가고 그 외 시간에는 할 일을 할 수가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집 안에 환자가 있어서 온종일 간호에만 매달리면 저도 제 아이들과 남편도 너무 힘들텐데 아침 저녁에만 좀 수고하면 될 것 같아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장기 요양 등급
주간 보호센터에 다니려면 노인장기요양 급여 등급을 받아야 합니다. 신체 상황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이 등급에 따라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확인을 해보니 일단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이용료의 15% (대략 1일 당 6,000원~8,000원 사이)는 본인 부담, 85% (대략 1일 당 53,000원~53,000원 사이)는 건강보험 공단에서 부담해준다고 합니다. 물론 이 등급을 받지 않아도 개인이 비용을 다 지불하면 주간 보호 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요. 하지만 노인장기 요양 등급이 없으면 비용 때문에 힘들 것 같긴 합니다. 하루 이용 금액이 6만원이라고 생각하면 한 달이면 적어도 150~180만원이상일 거고, 이 비용 안에는 식비와 간식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니까요. 또, 아버지를 따로 병원에 모시고 갈 비용도 생각하면 저희 형제가 다 부담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 치매 노인의 경우
신체 기능은 문제가 없지만 치매가 있는 노인의 경우 인지 지원등급으로 인정받아서 장기 요양등급과 똑같이 본인 부담 15%로 주간 보호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마비가 약간 오면서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고, 갑자기 당황하는 등 약간 치매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동생이 모시고 있으면서 대화를 많이 하고, 일부러 신문도 소리내서 읽으시게 하고, 저희 아이들과 카카오톡 영상 통화도 자주 하면서 다시 좋아지는 추세라서 인지 지원 등급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들어가면서 제 부모님도 나이가 들고, 헤어질 날이 가까워져 온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픕니다. 할 수 있는만큼은 후회없이 해 보려고 합니다. 아픈 부모님 돌보는 일 때문에 마음이 괴로운 분께 도움이 되는 정보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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