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아이들 미국 데려갈 때 한국 문제집 얼마나 가져가야 할까요? 제가 미국으로 오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네이버 미준모 까페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거예요. 사실 정답은 없고, 저도 미국으로 오기 전에 이 고민을 똑같이 했었기에 제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나눕니다. 저는 2학년, 5학년 두 아이를 데리고 작년에 미국으로 왔고 두 아이가 다 그냥 평범한 아이예요. 저희는 부부의 대학원 공부 때문에 약 3년간 미국에 있을 예정이고요.
수학
우선 저는 초등 수학 문제집은 3년 분량을 한 학기당 1권씩, 그러니까 아이 당 6권씩 챙겼어요. 2학년인 아이는 2-4학년 3년 분량을, 5학년인 아이는 5학년-중1 수학까지 3년 분량으로요. 수학 문제집이 워낙 난이도가 다양하지만 저는 기본 난이도 정도로 구입을 했어요. 최고수준 수학은 한 권도 사지 않았고 디딤돌 기본+응용, 우공비 초등수학, 쎈 초등 수학, 우공비 일일 수학 이런 것들로 샀어요. 알라딘에서 한꺼번에 주문하느라 책값만 거의 백만원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수학 문제집 말고도 챙겨야 할 책들을 계속 샀기 때문이에요. 알라딘 회원 등급이 플래티넘이 되었었네요.)
그리고 저는 잠수네 회원이어서 잠수연산을 출력할 수가 있어요. 아마 다른 온라인 수학 학습지 활용하는 가정도 저처럼 집에서 출력해서 집수학, 엄마표 수학 시키는 분들이 많겠지요. 저는 수학 기본 문제집 한 학기에 1권 + 잠수연산 풀기를 기본으로 했어요.
지금 미국에 온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한국 문제집을 약간 더 사올걸 하고 아쉬움이 있기는 해요. 저희는 미국으로 오면서 짐을 정말 많이 줄이고 왔고, 남은 책과 짐을 현대드림백으로 보냈었어요. 그래서 책을 많이 못 가져왔는데 혹시 회사에서 해외이사를 지원해서 짐을 많이 가져오실 수 있는 가정이라면 수학 문제집을 기본서와 심화문제집으로 학기당 2권을 가져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대학원생이라서 아이들이 방학할 때 저도 같이 방학이니 집에서 오전에 수학을 같이 하고 있는데 꾸준히 하다보니까 사실 한 두 달 안에 기본서 1권은 금방 마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알라딘US, 반디북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문제집이 거의 다 떨어져서요. (저는 수학선행은 전혀 시키지 않고 있어요. 학년에 맞는 진도를 반복해서 잘 해나가게 돕는 게 저희 집수학의 목표예요.)
수학 문제집을 너무 많이 가져와서 아이와 엄마가 수학으로 씨름을 하면 집안 분위기가 괴로워질 수가 있어요. 왜냐면, 아이는 이미 미국에서 아침 8시에 학교 가서 3시에 돌아오는 미국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잖아요. 그런데 집에 와서 또 엄마가 애를 잡고 오후 학교를 시작해버리면 아이가 정말 숨 쉴 구멍이 없을 것 같아요. 저희 집 수학도 그래서 학기 중에는 양을 좀 더 줄이고 매일 3-4쪽씩만 해나가는 걸로 해요. 학교 숙제도 있고, 오후엔 운동도 하고, 아이들도 티비도 보고 쉬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만약 아이가 상위권이고 특별한 학교를 목표로 한다면 수학 문제집 난이도 별로 준비해오시면 좋겠지요. 여기 와서 보니 한국 문제집을 사려면 너무나도 비싸서 슬픕니다. 책값 자체도 비싸고, 배송료도 너무 비싸서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결제 직전에 멈추고 그러고 있어요.
국어
국어 문제집은 원래 한국에 있던 때에는 풀리지 않았었는데, 미국에 오니 한국어를 잊을까봐 노파심에 EBS 만점왕 국어를 사왔어요. 초등 EBS에서 무료 강의도 들을 수 있고, 강의를 안 들어도 엄마와 공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EBS 만점왕 국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과 기본 개념 문제들이 있고, 문제집의 두께도 얄팍한 편이라서 아이들과 방학 동안 거의 마무리했어요. 미국은 초등학교 방학이 6월초부터라서 지금 이미 한달 반을 엄마표 국어, 엄마표 수학을 한 셈입니다. 국어 문제집은 학기 중에는 안하고 방학 때에만 했어요. 5학년때 미국으로 온 큰 아이는 한국 책을 읽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읽고 푸는 것도 대충 해도 다 맞을 정도로 어려움이 없는데, 2학년 때 온 둘째 아이는 모르는 단어, 이해가 안가는 문장이 점점 많아져서 고민입니다.
사회과부도, 한국사편지
미국으로 오기 전 아이들 한글책을 사면서 특히 신경 써서 골랐던 분야는 한국사였어요. 여러 권을 준비해왔지만 <한국사편지 1-3> 을 아이들이 즐겨 읽어요. EBS에서 방송하는 <역사가 술술>을 보고서 그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제가 읽어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역사가 술술>에서 "두 나라를 세운 소서노"를 본 날에는 고구려와 백제 건국에 관련된 부분을 읽어주는 식이예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역사에 전혀 흥미가 없었는데, 이렇게 하면서 지난 6월을 지내보니 한국사 편지 세 권을 거의 반 이상은 읽게 되었어요. 한국사 배경지식도 상당히 늘었고요.
그러면서 아주 요긴하게 쓴 게 사회과부도예요. 큰 아이가 5학년 1학기를 마치고서 미국으로 올 때 다른 교과서는 처분했지만 사회과부도는 가져왔어요. 한국사 편지를 읽으면서 사회과부도로 지명을 확인하면 아주 좋아요. 또 한국이 그리울 때 한국에 사는 친척들 지명 찾아보곤 하거든요. 우리가 살았던 곳이 어디있나 하고 찾아보기도 하고요. 아이들과 놀이처럼 펼쳐보기에 사회과부도 아주 좋아요. 물론 이것 역시 아이들이 방학이라서 가능한 것이고요.
한국에서 초등 학생 자녀를 데려오시면서 한국 문제집 얼마나 사가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이길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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