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는 만 12세, 한국 학년으로 중1 여자아이고, 건선 Psoriasis 진단을 받았습니다. 건선은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10대 아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던데, 아무튼 첫 진단은 (한국으로 치면 소아과 혹은 가정의학과 주치의 선생님인) Primary Care Doctor에게서 5월 8일이었고, 이번에 받은 진단은 6월 5일, Nurse Practioner / Dermatologist 에게 받았습니다. 다른 진단명이 아닌지, 혹시 알러지 문제가 아닌지 의심을 했었지만, 두번째 선생님도 건선이라고 너무 확실하게 말씀하셔서 이번에는 도리어 마음이 좀 차분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한 번 더 다른 스페셜리스트 의사에게 진단 받으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저희가 다니는 병원은 리버티빌에 있는 Advocate Children's Hospital 이고 지금은 아이가 심하게 건선 증상이 일어난지 약 두 달 정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포스팅에서는 저희 아이가 썼던 건선에 도움이 된 로션 제품, 크림, 클렌저 등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초기에 이게 건선인지 아토피인지 습진인지 알 수 없던 상황에서는 주변 아토피 있는 아이 가정의 엄마들을 만나서 조언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는 멀고,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의 엄마들은 가까이 있으니까요.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쓰는 로션이나 크림을 추천받았고, 구글에서도 검색해서 후기를 확인해봤습니다. 대체로 아토피 아이있는 엄마들이 로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었고, 의사 처방 없이 그냥 살 수 있는 로션위주로 사서 썼습니다.
맨 처음에 샀던 로션은 큐렐, 무향이었습니다. 큐렐에 여러 로션 종류가 있는데, 이게 가장 향도 없고 자극도 적은 편입니다. 알러지 문제와 아토피를 앓는 지인 가족이 추천해줬고, 그 댁에서 한번 발라보고 아이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타켓에서 샀습니다. 한국에서도 구매대행을 통해서 살 수 있더군요. 용량이 거의 500mm되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고, 가족 중에 건선이나 아토피가 없는 가족도 같이 써도 됩니다.
두번째로 샀던 것은 라로슈포제트리플 크림이었습니다. 이것은 큐렐보다 좀 더 진득한 느낌, 크림인데 펌핑해서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유분이 좀 더 있고, 평소에 크림 종류에 익숙한 분, 극건성인 분들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매우 건성피부인데, 쓰기에 괜찮습니다. 라로슈포제는 향이 없고, 끈적이지 않습니다. 라로슈포제도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제가 아이 건선 때문에 산 것은 트리플이라고 쓰여 있는 아래 사진의 크림입니다. 아토피 앓는 집 아이들도 이 크림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가격도 약간씩 다르더군요.
큐렐에 비하면 발랐을 때 큐렐은 좀 더 시원한 느낌, 라로슈포제는 좀 부드럽게 비부가 덮어지는 느낌입니다. 큐렐에 비교하면 가격은 두 배인데, 용량은 또 반이라서 비싼 편입니다. (저는 이거 살 무렵에 아이 건선이 점점 심해지는 과정이어서 가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 아이 피부를 고칠 수만 있다면 더 비싼 것도 살 마음이었습니다.)
세타필 크림은 사실 저희집 온가족용 크림인데, 이번에 코스트코에 가서 한 세트를 더 샀습니다. 피부과 예약 때문에 이 병원 저 병원을 알아보면서 피부과 관계자들과 통화를 많이 했는데, 어떤 분이 건선이 심해졌을 때 아이가 얼굴이 따가워하면 로션은 쓰지 말고 크림 타입을 쓰라고 하더라고요. 로션에 알콜 성분이 있기도 해서 건선이 심하면 아프다고요. 그래서 제가 갖고 있는 제품들을 다 말하니까 세타필이 로션 말고 크림이 있으면 쓰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로션도 있고, 크림도 있는데, 아이에게 크림을 바르라고 했더니 덜 따가워했습니다.
첫번째 소아과 의사가 건선이라고 했을 때 알아봤던 건선 제품 중에 골드반드 건선 크림이 있길래 샀습니다. 월마트에서 샀고, 용량이 작아서 금방 다 썼어요. 아이가 학교 갈 때 작은 병에 덜어서 가려울 때 바르라고 줬었거든요. 미국 중학교에서는 매일 체육 수업이 있고, 정말 얼굴이 시뻘개질때까지 운동을 시키거든요. 그래서 체육 마치면 얼른 세수하고 바르라고 했었습니다. 근데, 미국 중학교는 쉬는 시간이 거의 없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서 세수고 로션이고 뭐 화장실도 겨우 간대요. 그래서 집에서 주로 발랐었습니다.
월마트에서 건선 제품으로 샀던 또 다른 것은 건선 클렌저입니다. 세수할 때 비누처럼 쓰고, 건선으로 인해 각질이 일어날 때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이거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일주일 정도 쓰다가 그만 쓰도록 했습니다.
건선용 클렌저를 그만 쓰게 한 이유는 실리실산 Salicylic Acid 이라는 성분 때문이에요. 저희 아이는 얼굴에 건선이 가장 심한 상황인데, 얼굴 피부는 다른 신체 부위의 피부에 비해 얇은데 이 실리실산이 피부를 더 얇게 녹이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팔꿈치나 무릎처럼 피부결이 두터운 곳, 오래되어 굳은 건선 부위에는 이런 제품을 써도 괜찮은데, 저희는 아직 아이가 어린데다가 여자 아이이고, 또 얼굴이라서 제가 염려가 되어서 그만 쓰도록 했습니다.
건선치료가 멀리보고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기도 하고, 아이의 인생은 앞으로 백년이 더 남았을 수도 있는데, 혹시 이번에 낫더라도 언젠가 재발했을 때 시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으면 안되니까요. 같은 이유로 골드반드 건선 크림도 쓰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작용때문이 아니고 실리실산 성분 때문에 미래에 혹시 또 건선이 재발할 날이 있을지 몰라서 그렇습니다. 그냥 부모의 걱정인 겁니다. 제품의 문제가 아니고요.
저희는 미국에 있기 때문에 이런 스페셜리스트가 있는 병원 예약이 정말 어렵고, 의사를 만나기가 어려운 현실이지만, 또 다른 어린이병원에 대기를 걸어 놓았습니다. 로리 어린이 병원 Lurie Children's Hospital 이라고, 심지어 여기는 예약 날짜도 안 잡히는 곳이라 막막하긴 한데, 그래도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혹시 예약 취소해서 저희 아이가 진료받을 빈 자리가 생겼는지도 확인해봅니다.
실제로 이게 효과가 있는 방법입니다. 저희 아이가 두번째 의사 예약이 7월 26일이었는데, 제가 자주 전화해서 메모 남기고 해서 6월 12일로 무려 6주나 빨리 예약을 당겨줬습니다. 아마 그 때 누가 취소한 사람이 있던 것 같습니다. 통화하면서 제가 아이 상태가 지난 한 주간 너무 나빠져서 정말 걱정이 된다고 말씀드렸거든요. 저도 모르게 울면서 설명을 하는 바람에 담당자가 혹시라도 빈 자리가 있다면 저희 아이 먼저 봐주겠다고 하셔서 심지어 6월 5일로 당겨졌어요. 그 날 갑자기 취소된 예약이 있는데, 올 수 있다면 오늘 오라고 해서 고맙게도 바로 갔어요. (오전 11시에 전화와서 2시 취소 자리 났는데 올 수 있냐고 물어보심. 바로 가겠다고 확정하고 갔어요.) 극성맞다고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아픈데 체면은 중요하지 않고, 또 제가 무리하게 억지를 부린 것은 아니고, 해야 할 말을 미리 메모해 놓고, 좋은 영어 표현도 찾아서 대본을 써 놓고, 담당자에 정중히 간절하게 부탁드린 겁니다.
저는 엄마라서 온갖 자료들을 뒤지며 건선에 대해 공부하고 있고, 여자 아이 얼굴에 난 건선은 별로 자료가 없어서 정리를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써 봅니다. 저희 아이 건선에 도움이 된 로션 정보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세타필이랑 라로슈포제가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건선 치료 과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선에 도움이 된다는 청대밤 미국 아마존 버전, 인디고밤 INDIGO BALM 사용 시작 (0) | 2023.07.15 |
---|---|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에서 파는 글루틴 프리 음식 (0) | 2023.06.27 |
건선, 자가면역질환의 멘탈관리 (0) | 2023.06.24 |
사춘기 여아 건선 때문에 글루틴 프리 식단: 열흘 간 밀가루 끊은 변화 (0) | 2023.06.13 |
댓글